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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팡차오후이 - 나를 지켜낸다는 것

judyland 2014. 7. 23. 23:42

삶의 갈림길에 서 있거나,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찾고 싶을 때, 마음의 고요함을 전해 주는 유교 인문학 책이다.

마음에 와닿는 부분만 간추려 보았다.

 

 

 

3강 자성 - 나를 허물고 한계를 뛰어넘는 힘

 

<아직 이를 때 마음은 더 맑다>

 

현대 심리학에 따르면 자아의식은 개성의 중요 내용이고, 그것은 사람의 성격과 개성의 특징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욕구, 흥미, 기호, 이상, 신념 등 개개인의 성향에 커다란 영향을 끼칩니다. 그래서 자아의식은 사람을 성공과 실패로 이끄는 방향계이고 나침반입니다. 

 

적극적인 자아의식은 정확하게 자신을 인식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 좌절과 실패에 부딪혔을 때에 적시에 자신을 조율하고 상처를 어루만져 마음의 어두운 그림자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합니다. 

 

반면 소극적 자아의식은 실패와 좌절에 부딪혔을 때 낙담하고 기가 죽어 자포자기 하게 합니다.

 

선인들이 자성을 이야기한 것은 실제로는 사람들이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능력을 배양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 것이었고, 자아의식과 자아조절, 자기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로써 현대 심리학이 제기한 이치가 유가의 자성 사상과 완전히 일치함을 이해했으리라 생각합니다.

 

 

 

4강 정성 - 고난 속에서도 나를 지키는 힘

 

<나 자신에게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송나라 때 이학자로 유명했던 정이는 친구인 장재로부터 편지 한 장을 받았습니다.

장재는 편지에 자신이 최근 수양을 하며 체험한 경험을 글로 써서 정이의 가르침을 청했습니다. 정이는 이 편지를 읽고 다음과 같이 답장을 썼습니다.

 

논한 바는 대체로 고심하고 있는 힘을 다한 모양은 있지만, 너그럽고 온후한 기상은 없습니다...

이치를 깨우쳤는지 여부를 알려면 마음 위에서 이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근사록>

 

이 구절의 대체적인 뜻은 이렇습니다. '그대가 쓴 내용은 비록 괜찮기는 하지만 글의 행간을 보니 그대가 이 글을 쓰기 위해 고심하고 심혈을 기울이느라, 정력이 고갈되고 심신이 초췌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왜 이런 고생을 하시나요?  당신은 말끝마다 인성의 커다란 도리를 찾았다고 하지만 그대 자신이 이처럼 고생스럽게 살아가고 있는데, 어찌 이것이 자신과 남을 속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정이의 이 말은 분명 큰일을 한다고 하면서도 현실에서의 생활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풍자하고 있습니다.

그는 양생의 각도에서 이런 수행 방식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고심극력지상(苦心極力之象)'과 '관유온후지기(寬裕溫厚之氣)'는 선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전자는 외재적 목표를 위해 눈앞의 현실을 희생하며 스스로를 고생스럽게 하는 것을 표현한 것이고,

반면 후자는 일을 할 때 넉넉한 여유를 갖고 마음을 활짝 열어 일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표현한 것입니다.

정이는 또 자기 인생의 수양과 경지가 어떤지를 알고자 한다면, 그냥 자신의 심기를 점검하면 바로 알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득(得)'은 처신의 측면에서 정말로 그런 느낌을 가졌는지를 묻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신을 신어 보면 그것이 맞는지 아닌지를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인생의 도리를 생각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도리를 깨달은 후 마음이 충실하고 활력을 느끼며 전에 없던 희열과 홀가분함을 느낀다면 그것이 정말 깨달은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생각에 깨달음이 있으면 마음속에 기쁨이 넘쳐 마치 비가 온 듯한 흡족함이 있다'고 설명하는 것입니다.

반면 인생의 도리를 생각하는 과정에서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치고 말로 다하기 어려운 고생을 해야 한다면 그것은 진정으로 생각이 깨인것이 아니라 힘이 미치지 않은 일을 겨우 해낸 것으로, 자신과 남을 속이는 것일 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때문에 그는 장재에게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말없이 마음속을 헤아리며 꾸준하게 사색을 계속한다면 아마도 저절로 깨닫게 될 것이다'라고 충고한 것입니다.

 

<자치통감>의 저자 사마광은 당시 재상으로 정이와는 친분이 깊었습니다. 어느 날 정이는 사마광이 <자치통감>을 편찬한기 위해 매일 밤을 꼬박 새며 어떤 경우에는 밤새 불을 밝히며 깊은 생각에 잠겨 초조와 불안에 괴로워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이는 자신의 학생에게 사적인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사마광, 이 사람은 그야말로 아주 비참한 인물이다. 어쩌면 세상을 그렇게 피곤하게 사는가! 세상을 사는 데 도대체 얼마나 정력이 넘치기에 그렇게 스스로를 소모하며 살아간단 말인가!"

 

정이가 보기에는 어떤 일에 종사하든지 넉넉하고 온화하며 태연자약한 마음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야 의미 있게 사는 것이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일을 성취하기 위해 심신의 건강을 손상시키면 설령 더 큰 성취를 얻더라도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신경쇠약이나 심신 피로에 시달리며 아침에 저녁을 장담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힘든 삶을 살고 있다면, 이는 처음의 바람과는 어긋난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옛사람들은 이를 '편집(偏執)'이라고 하고 반드시 '집착을 버리라(去執)'고 가르쳤습니다.

 

이를 오늘날 서양 철학의 '소외(alienation)' 개념을 빌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소외란 인성과 대립하는 일에 종사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이는 일의 목적이 좋지 않은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실질을 희생하며 추구하는 일에는 가치가 없음을 말합니다. 

정이가 비판한 것은 바로 이런 소외 혹은 편집적으로 일하는 태도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화이트칼라 계층이 보편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이지 않겠습니까?

 

정이는 사람이 세상을 살 때는 언제 어디서든 가능한 한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하든지 장래의 목표를 위해 현재를 희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정이의 생각이었습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미래의 필요나 목표를 위해 매일 분투하며 눈앞에 있는 시간을 수단으로만 여기고 오늘의 괴로움은 더나은 미래를 위한 희생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그 결과 무수한 현재는 과거가 되고 우리는 계속해서 장래를 위해 눈앞의 현재를 희생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는 늙게 되고, 그제야 자신이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한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이었던가를 깨닫게 됩니다.

간신히 견디고 견뎌 생명의 끝자락에 이르러도 여전히 장래를 위해 눈앞의 현재를 희생하는 팔자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물론 어떤 경우에는 다른 선택이 없어 부득이하게 현재를 희생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상황은 꼭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습니다. 만약 우리가 진정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인식한다면 아무리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매 순간의 현재를 더 의미 있게 살아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의 생명은 바로 무수한 현재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따금 유명 인사들이 크게 성공해서 이름을 떨치고 백만장자가 되었는데도 뜻밖에 출가하여 여생을 보낸다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그들은 속세의 각종 물욕이 덧없는 것이고 인생에서 추구한 것들이 결국에는 마음에 피로와 번뇌만 남긴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만약 출가하지 않으면 겹겹이 쌓인 물욕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을 것입니다. 이름을 날리고 돈을 버느라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 심리적 에너지가 고갈되고, 심지어 요절하고야 마는 요즘의 엘리트들과 비교해 본다면 이들의 선택이 반드시 잘못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기러기 지나가면 연못은 그림자를 붙들지 않는다>

 

공자는 "군자는 마음이 평탄하여 넓디넓고(君子坦蕩蕩), 소인은 오래도록 근심만 한다(小人長戚戚)." -<논어>

 

우리가 오래도록 근심만 하는 까닭은 마음에 떨쳐 버리지 못하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은 아닐까요? 

 

'공평무사하여 만물을 그대로 받아들여 따른다(莫若廓然而大公,物來而順應)' -<정성서>는 것은 확실히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경지는 아닙니다. 여러분은 아마 "우리가 성인은 아닌데 어떻게 공평무사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절대 이런 오해를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정호가 말한 '대공(大公)'은 능히 편협한 자아를 외물보다 앞세우지 않고 사물의 마땅한 도리에 따라야 함을 가리킵니다. 이렇게 하면 마음의 경계가 넓어져 수많은 번뇌가 사라지고, 정서 또한 더 이상 쉽사리 영향을 받지 않음을 경험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지난 1,000여 년 동안 수많은 사대부들이 인생의 이상으로 추구했던 '불이물희(不以物喜), 불이기비(不以己悲)'의 경지, 즉 외부의 일 때문에 기뻐하지도 않으며 자기 때문에 슬퍼하지도 않는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8강 근언 - 절제하여 신뢰를 잃지 않는 힘

 

<마음이 안정되면 말이 무겁고 조용해진다>

 

마음이 안정된 사람은 그 말이 무겁고 조용하며, 안정되지 못한 사람은 그 말이 가볍고 빠르다. -<근사록>

 

재주가 있으면서 성품이 느긋하면 큰 재목에 속한다 하고, 지혜가 있으면서 기운이 부드러우면, 그것을 큰 지혜라 한다. -<격언련벽>

 

의성이후(意誠而后) 심정(心正)하고, 심정이후(心正而后) 신수(身修)한다.

(즉, 뜻이 정성스러워진 이후에 마음이 바르게 되고, 마음이 바르게 된 이후에 몸이 닦인다) -<대학>

 

군자는 먼저 자신의 몸을 편안하게 한 후에 행동하고, 마음을 편안히 한 뒤 말하며, 사귐을 확고하게 한 후에 남에게 바란다. -<주역><계사>

 

 

 

'안기신' 즉 '안신입명'(安身立命)

 

확고한 인생의 신념을 가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확고한 인생의 신념을 세워야만, 어떤 좌절에도 꺾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허리띠가 느슨해져도 끝내 후회하지 않아야 진정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확고한 인생의 신념이 있어야 평화로운 마음과 맑은 정신이 있을 수 있고, 사람들과 교류할 때 분노나 두려움, 근심, 걱정이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이를 이르러 '역기심이후어'라 합니다.

 

확고한 인생의 신념이 있고, 맑은 정신 상태가 되어야 바야흐로 어떤 사람과 접하고 사귀어야 하는지, 어디서부터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히게 시작해야 하는지 삶의 구체적인 요구와 기준에 자신을 맞출 수가 있는데, 이를 이르러 '사귐을 확고하게 한 후에 남에게 바란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침착하고 느긋한 것일을 하는 제일가는 방법이고,

겸양하고 물러날 줄 아는 것보신의 제일가는 방법이고,

보듬고 포용하는 관용사람을 대하는 제일가는 방법이고,

소탈하게 구애되지 않는 것마음을 기르는 제일가는 방법이다.

-<소창유기>

 

 

 

 

9강 치성 - 지극한 정성으로 자신을 완성하는 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옛사람이 이르길 "지극한 정성이 있는 사람은 그 힘이 과 같다. 오직 천하의 지성이라야 능히 할 수 있다." -<중용>

고 했습니다. 여기서 화(化)감화, 혹은 만물을 기르는 신비한 역량을 가리킵니다.

 

 

<공자가 가르친 것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그 나라에 들어가보면 교화(敎化)를 알 수 있다. 

 

그 사람됨이 언사나 얼굴빛이 온유하고 성정이 돈후함은 <시경>의 가르침이며,

정사에 통달하여 멀리 상고의 제왕의 말씀과 일을 앎은 <서경>의 가르침이며,

마음이 넓고 해박하며 성정이 화아하고 순량함은 <악경>의 가르침이며,

심성이 맑고 의리가 정미한 것은 <역경>의 가르침이며,

성정이 공손하고 검소하고 용모가 단정하고 공경함은 <예기>의 가르침이며,

역대 왕과 성현의 말씀들을 기록한 것을 엮어 놓고 사물들을 비교한 것은 <춘추>의 가르침이다.

 

 

 

sbs 아이러브人 에 출연한 팡차오후이 칭화대 인문학 교수